Away We Go (a comedy version of <Revolutionary Road>) movie



  샘 멘데스 본인이 밝혔듯이, <Away We Go>와 <Revolutionary Road>는 동전의 양면이다. 레볼루셔너리 로드(귀찮으니 한글로 쓴다)는 Arthur Miller의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의 Willy와 Eugene O'neill의 밤으로의 긴 여로(Long Day Journey into Night)의 Mary가 부부로 출연하면 딱 이랬겠다 싶을 만큼 미국 비극의 길을 정통적으로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어웨이 위 고는 정통적 느낌은 아니지만,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상반되는 결말 -'결합'을 이룬다는 점에서 희극이다.

  두 커플이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는 중요치 않다. 어쨌든 그들은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하였고, 이전까지 그들이 개인으로서 살아왔던 영역에는 변화가 찾아 온다. 공동체가 된 그들에게 '생활'의 그림자가 드리워 진 것이다. 계획했던 '둘만의 생활'이 아니었기에 그들은 우선 현실에서 도피를 소망한다.

한 커플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벗어나지 못했으며, 한 커플은 영화 초반부터 여행을 떠난다. 무엇이 이들의 명암을 갈라놓았을까.


1950년대의 아메리칸 드리머 vs. 2000년대의 Y세대 

  이 두 커플이 상반된 결말을 맞이하는 것에는 시간이 큰 개입을 하고 있다. 단지, 버트와 베로나(어웨이위고)가 마음이 더 잘 맞고,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까? 프랭크와 에이프릴의 성격이 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 개인의 성격 차이에 있어서 후자가 훨씬 상반되어 보이지만, 그것은 포커스의 문제일 뿐이다. 프랭크와 에이프릴의 '다름'은 그 시대에 있어 비극적 요소를 가져오지만, 버트와 베로나의 '다름'은 사람 사이의 당연한 이치일 뿐 굳이 그것을 갈등 요소로 삼아 전개 해 나갈 필요가 없다. 베로나가 유색 인종이라고 해서 그것이 그들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던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다름'이 (비교적) 크게 문제시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렇기에 그들이 '한 팀'이 되는 것도 어려울 것이 없다.

  1950년대,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으로 들끓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영업을 하고 실적을 올리면, 그것이 결국 나의 황금 재산이 된다. 모든 이들이 이 드림을 좇았다. 프랭크가 주위 사람들과 똑같은 코스튬을 하고 출근을 하던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들은 한결같이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그것이 당시 미국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부인은 '집 안의 천사' 역할을 해내며, 가장을 북돋아 그가 드림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내조한다. 

  그러나 아메리칸 드림은 없었다. 그저 세일즈맨은 'used-up', 즉 '소모품'에 불과했다. 미국은 사람들을 아메리칸 드림이란 이름으로 추동하였고, 그들의 에너지가 다 했다고 판단하면 '다른 드리머'로 대체했다. '드리머'는 이름이 없었다. 그저 한 명의 '세일즈맨'일 뿐이었다. 프랭크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아니다. 프랭크는 아버지를 통해 '아메리칸 드리머'의 최후를 이미 알고 있었다. 사장은 아마 그의 아버지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가 파리로 떠나고 싶어했던 이유는 바로 이 '아메리칸 드림'에서 탈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꿈의 결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가 원하는 것은 '파리'가 아니라 '미국을 떠나는 것'이었다. 그는 에이프릴에 비해서 현실적인 인물이었을 뿐, 사회에서 그가 직장 동료들과 대화하는 것을 볼 때 그는 '현실'과 '이상'에서 갈등하고 있는 한 소시민이었다. 에이프릴이 하나의 이상이고 그의 직장 동료와 상사들이 미국의 현실이라면 그는 그 둘에서 어느 하나를 쉽게 택하고 있지 못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세일즈맨의 죽음(1949)>의 윌리가 허황된 꿈에 집착한 나머지 죽음에 이르렀던  그 순간마저도 목가적인 이상을 바랐던 것처럼 '대체품'이 아닌 '특별한 사람'이고 싶었던 욕망을 가진 동시에, 아메리칸 드림을 충족하고 싶은 미국의 한 시민이 바로 프랭크였던 것이다. 

  에이프릴은 그에 반해 시작부터 자신만의 답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가 원하는 경제적 부나 성공이 자신의 성취를 대변해주지 못함도 알고 있다.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 우선 미국을 떠나야 했다. '미국을 떠나는 것' 그것이 프랭크와 그녀가 가졌던 하나의 공통 분모였다. 에이프릴은 프랭크가 자신과 같이 이 꿈을 염원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그들 관계의 시작점이었다. 그녀의 또 다른 비극은 그녀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애초부터 '집 안의 천사'가 될 수 없는 존재였다.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살지 않는다면 중산층 여성의 존재 가치는 무의미했다. 물론 그녀가 '모성'이 없다고 말 할 수는 없겠으나, 에이프릴은 '어머니'이기 전에 그녀 스스로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문제는 사회가 요구하는, 프랭크가 요구하는 에이프릴은 '어머니'이자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라는 점에서 비롯한다. 모성성의 제거는 여성성의 제거를 의미하며, 아이를 유산시킨 에이프릴이 삶을 마감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아마 생명을 버리는 것만이 그녀를 무력하게 만드는 사회에 대해 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자발적인, 그러나 너무도 처참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2000년대, 아메리칸 드림의 헛됨은 자명한 사실이 되었다. 여성의 지위도 바뀌었다. 버트와 베로나는 '루져'이지만, 사회가 추동하는 꿈에 강박적으로 내달리고 있지 않다. (게다가 베로나는 에이프릴과 달리 직업이 있는 여성이다.) 아이러니하게도 2000년대가 1950년대보다 더욱 '개인'을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버트와 베로나는 프랭크와 에이프릴보다 더욱 공동체의 인상을 풍긴다. 1950년대의 커플보다 경제적으로 더 빈곤한, 그 누구의 눈에도 성공한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는 이들의 해피엔딩은 그들이 그저 다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들은 굳이 갈등을 해소하려하거나, 다른 부분을 같도록 하기 위해 서로의 어떤 부분을 일부러 깎아 맞추려는 희생을 강요치 않는다. 

  그들은 서로의 현실적 문제, 이상에 대한 고민, 인종, 추억 그 모든 것이 다른 채로 그저 '둔다'. 버트와 베로나가 크게 싸우지 않는 것은 그들이 너무나 금슬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초반 그들의 세계는 그대로 혼재되어 있었으며 그 혼재는 이들에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이 여행을 떠난 이유는 간단하다: 공동의 아이가 생겼다. 같은 존재를 '공유'하게 되면서 그들은 여태껏 잘 지내고 있던 세계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대로가 맞는걸까?' 

  버트와 베로나는 초반에 다른 커플들의 삶을 통해 '이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원했다. 실제로 그들은 다양한 인간 군상과 마주쳤다. 그리고 그런 과정 끝에 그들은 오히려 타인들의 삶을 좇지 않기로 결정하게 된다. 그들이 행하는 삶의 방식이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버트와 베로나라는 2000년대 커플이 선택한 것은 그 누구의 길도 아닌 '나의 길'이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름을 인정하고 갈등을 인정하며 버트가 버트인 것처럼, 베로나가 베로나인 것처럼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아이라는 존재는 그들이 한 틀에서 안정되게 살아야하지 않을까 싶은 잠깐의 불안감을 주었으나 종국엔 그들의 세계 - 다름이 혼재한 그냥 그대로의 세계 -에 더 큰 확장을 가져다 준 셈이다.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그 외 현실적 문제는 산재해 있으나 그들은 그렇게 "Away We Go"하기로 결정한다. 버트와 베로나의 'We(우리)'는 이상적 커플의 합치가 아닌, 확장하는 개인들의 세계, 그 자체이다. 그리고 그 세계는 항상 유연하게 그리고 더욱 더 넓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아마 샘 멘데스는 '루져'라는 단어에 시달리는 현대 커플(...)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What's the matter with you two? Just away you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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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레볼루셔너리로드에 감명을 더 받아선지-_-
제목은 어웨이위고인데 얘긴 레볼루셔너리가 더 많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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