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식의 전개는 어차피 예상했다. 시놉에도 나와있었고, (비록 물건너간 시놉도 많지만)
세경이와 지훈이의 에피소드는 항상 엄청시리 신경을 쏟아부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소위 '지세'를 놓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간간히 나오는 에피만 봐도 알 수가 있지-_-
김병욱피디는 시트콤에 러브라인을 정말...촘 아 이제 구만훼할 정도로 되게 꼬고
여느 드라마 못지 않게 신파로 가는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이건 거침없이 하이킥서부터가 아니라 원래 그랬다.
다만 거킥 러브라인의 인기가 너무 치솟아서더 도드라져보일뿐. 내 기억에 똑살도 좀 많이 심했음.
근데!!!
늦어
늦어!
늦어!!!!!!!!!!!마치 억지로 끼워맞춘것같잖아!!!
애초 내게 이지훈 자체가 참 멋졌기에 세경이랑 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왜냐면 세경이가...좀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어서(-_-)..;;
물론 젤 좋은건 그 집을 뜨는거지만 그러면 드라마가 안 되는거니까.
준혁이라는 청춘 순정이 있지만은 too young...
근데 이지훈 캐릭터를 보면서 항상 느껴왔던 점은 그가 시트콤을 통틀어서 제일 퍼펙트해보이는 동시에
제일 비인간적으로 보였다는 거다. '나쁘다'의 느낌이 아니라 정말...제일 중요한 게 빠진 느낌?
이건 사실 이현경도 마찬가지인데, 이현경과 이지훈의 공통점은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인물과의 관계보다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는 거랄까.
백퍼센트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난 항상 둘에게서 비슷한 종류의 차가움을 느꼈다.
정음과의 연애로 '아 이제 얘도 변하나?'라고 생각하는 그 사이사이
그 때마다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자신의 여유를 남에게까지 들이대는 그 잣대!
를 정음과의 관계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예를 들어, 정음이가 첫 직장서 엎드려 뻗쳐를 할 때 지훈이가 정음이를 끌고 나왔는데
당시 많은 이들이 멋지다고 탄성을 질렀다.
시바...나도 멋지긴 했는데ㅜㅜ 한편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그래도 난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저러면 정말 싫을거야. 정음이가 스스로 결말을 선택하기 이전에
자기가 먼저 발벗고 나서서 상황을 종료시켜버리네; 저건 배려가 없는 행동임ㅇㅇ'
요런 생각을 했었다.
이지훈은 항상 정음이가 힘들어 할 때에도 '장난'으로 받아치며(그가 진심으로 걱정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그 특유의 젠틀+장난끼+여유있는 행동으로 정음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근데 정면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진 않았다.
일 구하기 힘들면 우선 좀 쉬어요. 돈 내가 낼게요. 요런 식의 대응이었지.
(정음이가 지훈이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지 못한 건 이런 부분에서 비롯한 건 아니었을까 싶기도
- 따지고보면 지훈이의 첫 연인도 아무 설명없이 지훈이를 떠났다.)
이런 대립각이 제일 드러났던 건 (아마 연출자의 의도대로) 지훈-세경이 아닐까 싶다.
그의 배려없는 친절에 가장 많은 상처를 받았던 세경이고,
거절하고 내외하는 세경이에 지훈이는 알게 모르게 서운함을 느껴왔다.
세경이가 준혁이의 손길을 고마워하고 부드럽게 대하는 이유는 이런 차이에서 나오는 거 같다.
물론 세경이는 거절쟁이기 때문에 '안 그래도 되요 준혁학생ㅇㅇ' 이러긴 하지만
지훈이에게 하는 거절과는 느낌이 다르다. 세경이는 무엇보다 준혁이 앞에선 자존심이 상한 적이 없다.
세경이와 준혁이의 관계가 그들만이 낼 수 있는 가장 밝고 순수한 상태의 최고조라면,
세경이와 지훈이의 관계는 그들이 가진 단점 내지는 컴플렉스(?)를 삐걱대며 드러낼 수 있는 관계의 최고조로 보인다. (김병욱 피디는 역시 좀....비극적 기질이 있나봐-_-..)
이지훈은 여유로운 척 하지만 그만큼 옹졸한 사람이 없다. 외롭지만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는 닫힌 사람이다.
마음이 좀 열리나 싶더니 정음이 또한 이유없이 떠났다. 그 찰나, 세경이가 떠난다니까
이지훈의 옹졸한 개자식 게이지가 만땅이 되는 순간 아니겠는가.
그 누구보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세경이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고,
현경이가 일 시킬 때나 세경이가 너무 헌신적으로 일을 할 때에
마치 바둑 훈수 두는 것 마냥 혼자 잘나서 '너 언제까지 그럴래'라고 하더니..
................결국 가지말래-_-...그 좋은 기회를...ㅋ......
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옹졸한, 그리고 불쌍하고 외로운 개자식이니.
그가 세경이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랑비에 옷 젖는단 말 비슷하게
이미 그들의 관계는 계속 서로를 찌르면서 위태롭고 미묘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아 이 개자식.
이 전개가 좀만 더 빠르고 개연성있고 그럴듯했다면
나는 널 욕하면서도 불쌍해하면서 속으론 '나쁘진 않다'라고 생각했을 테지만.......
이젠 모르겠다. 세경아 빨리 짐 싸.
준혁이는.....TAT..어떻게 너도...오토바이 여행 좀 하다가 이민 간 세경이랑 만날래???????????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느끼는 생각.
1. 근데 이거 시트콤아니었어? 가까이선 비극이어도 멀리서 볼땐 희극처럼 보여야하는 거 아니었어?
왜 가까이서도 멀리서도 비극..그것도 신파야??
2. 나 지금.....꿈보다 해몽 아니지?
3. 김병욱피디 인터뷰에서 느꼈던 작품에 대한 자신감때문에 끝까지 놓지 못하고 봤는데..하아..(-_-)
...근데도 차기작 나오면 또 볼 것 같아T_T




덧글
dsfdsf 2010/03/19 23:11 # 삭제 답글
완전 공감됨.. 진짜 개자식이다